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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스토리

마음은 뛰지만 몸이 약한 보리 이야기 (1편) - 올리브 동물병원

이왕이면 이 글을 강아지를 키우려고

준비하시는 분이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강아지 키우는거 쉽지 않습니다.

생명은 장난감이 아닙니다.

책임이고 현실입니다.

 

 

올해 7살이 된 우리 집 말티즈 천사 보리에 대한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남들은 강아지에 온 애정을 쏟고 있는 절 보면

 

"너무 정 많이 주는 거 아니야?"

"그러다가 나중에 고생한다."

"미쳤구나 미쳤어ㅋㅋㅋ"

 

라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나쁘게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미 10년 전에 키우던 강아지를 보내준 적이 있어서 무슨 말인지 잘 알고 있거든요.

 

"넌 정말 보리를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얘기해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보리집에 놀러온 아기말티즈와 함께

 

저도 "난 강형욱씨보다 강아지를 사랑한다" 라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기 때 다른 집에서 학대를 받았던 보리는 다행히도 저희 집으로 와주었고

처음에는 소심하였던 보리도 지금은 고맙게 활발하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하지만, 보리가 4살이 되던 해에 저희 어머니와 산책을 나갔던 녀석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비명을 질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애지중지 키우던 녀석이 갑자기 아프다고 하니

당시 사진이고 뭐고 찍을 생각도 안 들어 사진이 없습니다...)

 

저는 급하게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퇴근하여 보리를 안고 인근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자세히 보니 뒷다리를 아예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변도 허리 아래쪽으로 힘이 안 들어가서 그런지 그냥 주룩주룩 흐르더군요.)

 

당시 처음으로 갔던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님이 진료하시길

 

"여러 가지 병명이 의심되지만 우선 상태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3일 정도 더 상태를 지켜보고 똑같으면 다시 찾아와 주시겠어요?"

 

우선 수의사님 말씀대로 집으로 다시 데려와서

호박죽을 만들어 직접 먹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저녁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뭔가 이상했습니다.

 

도저히 조금이라도 호전된 상태가 보이지 않고

뒷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앞다리로만 기어다니는 것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저희 외할머니께 부탁을 드려

당시에 외할머니께서 일하고 계셨던 동물병원,

 

올리브 동물병원 원장님께 직접 연락을 드려 증상을 말씀드렸습니다.

 

(사진출처: 올리브 동물병원 홈페이지 https://olivehospital.modoo.at/)

증상을 들은 원장님께서 해주신 말씀 해 주셨습니다.

 

"후지 마비일 수도 있어요. 후지 마비일 경우에는

빨리 치료해야 돼요. 골든타임이 많지 않아요."

 

당시에는 너무 놀라 어떡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가

다시 한 번 부탁드려 다음날 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올리브 동물병원 원장님께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데려오라고 하셨고

다음날 오전에 바로 올리브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저희 집은 인천 > 서울 올리브 동물병원은 종로)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저 자신이라도 진정하면서 병원으로 가 박정윤 수의사님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후지 마비에요.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정말 많이 불편할 수도 있어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순간 진정하던 마음이 무너지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면서 원장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선생님 제발 부탁입니다. 제발 걷게만 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정말 당시에는 세상이 다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전 정말 눈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 큰 제가 (당시 28살) 동물병원에서 그렇게 펑펑 울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원장님께서도 제가 눈물을 흘리자 휴지를 주시면서

일단 빨리 치료부터 해보자는 말씀을 주셨지요.

 

일단 진정하고 보리를 입원시키면서 치료 과정과 예상 치료 비용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강아지 MRI 촬영...

 

저도 이때 처음 들었지만 우리나라에는

강아지 MRI를 촬영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정말 손에 꼽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MRI를 촬영한 곳은 신사역 부근에 병원이었습니다.

 

치료 과정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심하지 않는 경우 수술이 아닌 침 시술로 치료할 수도 있다는 희망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여기부터가 현실입니다.

 

비용에 대한 얘기를 들었던 제 솔직한 마음은

전 강아지를 책임있게 키울 사람이 아니었다는걸 느꼈습니다.

 

많은 치료 비용 얘기를 들은 제가 잠시,

아주 잠깐이었지만 고민했었거든요.

 

"그래도 내가 책임진 내 가족이다."

 

정신차리고 당시에 저는 결혼을 준비하려고 모아온 (얼마 모으지 못했지만)

적금을 해지하고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치료를 부탁드렸습니다.

 

MRI 결과, 다행히도 많이 진행되지 않아

침 시술로 치료를 진행하였고 동시에 올리브 동물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올리브 동물병원에 정말 감사했던게

아침, 저녁으로 보리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보리는 다시 뛰어다니고

장난도 치면서 건강해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저도 많은 변화를 경험했고

회사에만 다니던 저도 창업을 결심하고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손해를 보고 사업에 실패하게 되었지요.

 

2018년 겨울, 통장 잔고는 겨우 50만원,

그리고

 

보리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2편에서...